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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국립발레단 돈키호테 공연을 관람하고 왔습니다. 웃음과 생동감이 가득하여 발레에 대한 진입 장벽을 많이 낮춰줄 수 있는 공연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2024 국립발레단 '돈키호테' 관람 후기를 생생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국립발레단 소개
국립발레단(Korean National Ballet)은 1962년 창단된 우리나라 최초의 직업 발레단으로, 클래식 발레의 정통성과 예술성을 계승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갖춘 공연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예술감독은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진으로, 그녀의 리더십 아래 국립발레단은 매해 다양한 정기공연과 기획공연을 통해 대중과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립발레단은 클래식 발레의 대작들을 높은 완성도로 선보이며, 국립예술단체로서의 품격을 유지하면서도 관객 친화적인 공연을 추구해 국내 발레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국립발레단의 ‘돈키호테’란?
2024 국립발레단 ‘돈키호테’ 관람 후기, 웃음과 생동감이 가득한 발레 한 편
국립발레단이 선보이는 ‘돈키호테’는 스페인 문학의 거장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를 모티프로 하지만, 원작의 전체적인 내용이 아닌 그 속의 일부분인 키트리와 바질의 사랑 이야기에 집중하여 제작된 발레 작품입니다.
러시아 고전발레의 대가 마리우스 프티파의 안무와 루드비히 민쿠스의 음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화려한 춤, 빠른 템포의 음악, 유머와 낭만이 어우러져 세계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클래식 발레 중 하나입니다.
무엇보다 ‘돈키호테’는 무겁고 진지한 고전 발레들과 달리, 밝고 신나는 분위기, 화려한 색채감, 그리고 에너지 넘치는 무대가 특징이죠.
상세 줄거리: 1막 & 2막로 나누어
‘돈키호테’는 이해하기 쉬운 줄거리와 경쾌한 전개로 발레 입문자에게도 추천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전체 줄거리를 1막과 2막으로 나누어 상세히 소개해볼게요.
1막 – 스페인의 햇살 아래, 두 연인의 사랑
스페인의 어느 시골 마을 광장. 아름답고 활기찬 처녀 키트리는 자신이 사랑하는 이발사 바질과 몰래 만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키트리의 아버지 로렌초는 그녀를 돈 많은 귀족 가마쉬에게 시집보내고 싶어하죠.
그러던 중, 상상 속의 기사라고 믿으며 모험을 떠나는 돈키호테와 그의 충직한 하인 산초 판사가 이 마을에 도착합니다. 돈키호테는 우연히 키트리를 과거 자신이 꿈에서 보았던 숙녀 둘시네아로 착각하고, 그녀를 돕기로 결심합니다.
키트리와 바질은 아버지의 반대를 피해 도망치고, 광장은 키트리를 찾는 이들과 축제를 즐기는 이들로 북적이며, 활기찬 분위기로 마무리됩니다.
2막 – 모험과 환상, 그리고 결혼
바질과 키트리는 여정을 계속하고, 여관에 잠시 머무르며 투우사 에스파다와 그의 연인 무용수 메르세데스를 만납니다.
그 사이 돈키호테는 자신이 거대한 거인이라 착각한 풍차와 싸우다가 부상을 입고,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환상의 세계에 빠집니다. 이 장면에서는 숲 속 요정들과 드라이어드 여왕이 등장하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선사하죠.
결국 키트리와 바질은 돌아오고, 바질은 연기를 통해 죽음을 가장해 키트리 아버지에게 결혼을 허락받습니다.
마지막으로 성대한 결혼식이 펼쳐지고, 파드되로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환호 속에서 두 사람의 사랑이 아름답게 완성됩니다.
내가 본 캐스팅: 안수연(키트리) & 김기완(바질)
이번 공연의 주역은 국립발레단의 젊고 뛰어난 무용수 안수연(키트리)와 김기완(바질)이었습니다.
안수연 (키트리): 밝고 명랑한 키트리의 성격을 완벽히 표현했어요. 특히 회전 동작(푀떼)에서의 안정감과 박력이 관객의 탄성을 자아냈고, 표정 연기 역시 극의 흐름을 이끄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김기완 (바질): 바질 특유의 코믹한 연기와 뛰어난 테크닉, 부드러운 파트너링이 인상 깊었습니다. 바질의 유쾌한 에너지를 몸 전체로 표현해 극 전체의 톤을 생동감 있게 만들어줬어요.
그 외 조연 캐릭터로는 돈키호테, 산초, 가마쉬, 에스파다, 메르세데스가 있습니다.
돈키호테: 황홀한 상상에 빠진 노기사로, 유머러스하면서도 따뜻한 감정을 전하는 캐릭터.
산초 판사: 그야말로 감초 같은 존재. 몸 개그와 풍부한 표정으로 관객을 사로잡습니다.
가마쉬: 우스꽝스러운 부잣집 귀족 캐릭터로, 의상과 움직임에서 큰 웃음을 유발.
에스파다 & 메르세데스: 스페인의 열정이 폭발하는 장면. 특히 메르세데스의 카리스마 넘치는 군무는 무대의 색감을 한층 끌어올립니다.
돈키호테에서 가장 빛났던 명장면 BEST 3
1막 광장 씬의 군무: 다양한 캐릭터가 한데 모여 펼치는 대형 구성의 춤과 리듬감이 최고였습니다.
2막 숲 속 드림 시퀀스: 클래식 발레 팬이라면 절대 놓칠 수 없는 장면. 요정들과 드라이어드 여왕의 우아한 군무가 환상적입니다.
3막 파드되: 키트리와 바질의 하이라이트. 발레의 고난도 테크닉이 집약된 장면으로, 관객의 숨을 멎게 합니다.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리뷰
시야: 좌석 경사가 좋아 앞사람 머리에 가려지는 일 없이 쾌적한 관람이 가능했습니다. 1층 중간~뒤쪽, 2층 중앙 좌석이 균형 잡힌 시야를 제공합니다.
음향: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울림을 타고 객석으로 잘 전달됩니다. 특히 고음부의 선명도와 저음부의 웅장함이 인상적이었어요.
공연 전부터 관객석에서는 설렘 가득한 분위기가 느껴졌고, 막이 오르자마자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특히 커튼콜은 거의 10분 이상 이어졌고, 배우들 하나하나에게 뜨거운 갈채가 쏟아졌습니다.
발레를 처음 본 듯한 어린 관객들도 집중하며 공연에 몰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추천하는 관객 유형
이 공연은 정말 누구에게나 추천할 수 있지만, 특히 다음과 같은 분들께 강력 추천드립니다:
발레 입문자: 이해하기 쉬운 줄거리와 밝은 분위기!
아이와 함께하는 가족: 유쾌하고 볼거리 많은 무대
커플 관객: 로맨스와 웃음이 함께하는 데이트 문화생활
클래식 음악 팬: 오케스트라의 생생한 연주를 직접 경험할 기회
무용 전공자: 고난도 테크닉과 다양한 스타일의 춤을 한 공연에 담은 사례
국립발레단의 돈키호테는 발레를 어렵게 느끼는 이들도, 자주 즐기는 이들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완성도 높은 클래식 발레의 정석이었습니다.